이스탄불의 고양이들 (귀여움 주의..)

한달살기를 하러 처음 이스탄불에 도착하고 나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와 고양이들 진짜 많다! 였다.

 

그야말로 한발자국 옮길때마다 새로운 고양이들이 있는 고양이들의 천국 이스탄불!

 

길고양이들이 많은 도시들이 꽤나 있었지만, 이스탄불처럼 길고양이들이 많은 곳은 정말 처음이었다.

 

친구중에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계속 원인을 알수없는 기침을 멈출 수 없는 친구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스탄불 공기중에 존재하는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길에 고양이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이스탄불의 공기를 숨쉬는 것만으로도 고양이 알레르기가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ㅋㅋ

 

계단 끝구석에서 자고있는 고양이들, 따끈한 차위에서 나른하게 졸린눈으로 앉아있는 고양이들, 고양이 반상회(?)를 하고 있는 고양이들, 친한척하면서 다가오는 고양이들, 사람이 지나가건 뭐가 지나가건 아무런 관심없이 제할일에 몰두중인 고양이들.

 

비슷하게 생긴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전부 다르게 생긴 고양이들.

 

나는 동물과 친한 스타일은 아니어서 처음 이스탄불에 도착했을때 이렇게 많은 고양이들때문에 한발자국 걸을 때마다 고양이 근처에 가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걷곤 했다.

 

그러나, 한달살기를 하며 매일 고양이들을 만나고 관찰하며 고양이들의 깊은 매력에 빠져버렸다. 한달살기의 후반 무렵에는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너무 예쁜 고양이들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고양이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재롱을 부리고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한달살기를 마치고 이스탄불을 떠나면서도 아마 이스탄불에서 가장 그리운 것들 중의 하나는 길거리의 고양이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튼, 이스탄불에는 도대체 왜이렇게 고양이가 많을까 궁금해서 찾아본 결과 다음과 같은 몇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 이슬람 문화에서 고양이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다고 한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고양이를 매우 사랑했으며, 고양이를 죽게 할 경우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17개의 이슬람 예배당 모스크를 지어야 한다고!
• 역사적으로 무역과 해운의 중심지였던 이스탄불에는 쥐가 많았는데, 쥐를 퇴치하고 귀중한 식량과 물품들을 보호하는 자연적인 해결책으로 고양이가 도시에서 중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 이러한 역사적, 종교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스탄불의 시민들은 고양이를 공동체로써 함께 보살피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실제로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보면 도시 곳곳에 고양이들을 위한 물그릇과 밥그릇이 놓여있으며, 끼니때마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고양이들을 위한 쉼터나 집을 만들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 이스탄불의 고양이는 이제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고양이들이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에 멋진 색채를 더해주고 있다. 2017년 개봉한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케디 (https://www.kedifilm.com/)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고양이와 이스탄불 사람들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 이스탄불에서 투어를 진행했던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고양이들이 코로나를 거치며 훨씬 더 많아졌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동안 외로웠던 사람들이 고양이를 통해 외로움을 극복했다고 한다.

고양이 케디 다큐멘터리 영화

Kedi

 

계단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반상회 중인 고양이들

고양이 반상회 #2

식사 시간에 맞춰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가는 이스탄불의 시민들

나 왜쳐다봐..? 할말있어?

차위가 따뜻해서 그런지 유난히 차위에서 자고있는 고양이들이 많이 보인다. 한마리, 두마리..

숨은 고양이 찾기. 이 사진에 찍힌 고양이는 총 몇마리일까요?

고양이들은 이스탄불의 비좁은 계단을 참 좋아한다

메뉴판 고양이

앉아있을 수 있는 아주 작은 틈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시멘트가 마르기도 전에 발자국을 남겨놓은 수많은 고양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