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에 위치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멋진 곳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인 사라예보 시내를 걷다보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향을 받은 서양풍의 거리에서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튀르키예식 거리로 어느샌가 바뀌어 있다!
사라예보 시내 바닥에 그려져 있는 사라예보 문화의 만남 (Sarajevo meeting of cultures) 선을 지나가면 마치 튀르키예에 온것같은 느낌이 든다. 오랜 시간동안 받은 오스만 제국의 영향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는 보스니아! 지금도 이슬람교인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보스니아의 전통 커피 역시 튀르크 커피와 비슷하다. 튀르크 커피가 보스니아에서 조금씩 바뀌며 보스니아 커피로 정착했다고 한다. 그러나, 튀르크 커피와 보스니아 커피의 차이점은 튀르크 커피는 찬물에 커피를 넣고 끓이는 반면, 보스니아 커피는 먼저 물을 끓인 후 끓는 물에 커피 가루를 넣고 잠시 더 끓여준다는 점. 또한, 터키에서는 커피를 끓이기 전에 설탕을 첨가하는 반면, 보스니아에서는 함께 서빙된 각설탕을 커피에 찍어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커피를 마셔야 보스니아 현지인처럼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보스니아 커피를 현지인처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 사라예보의 카페 Andar!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신발집을 물려받아 카페로 바꾸어 운영하고 있어서 (시대가 변해서 신발집으로 더이상 생계를 유지해나가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카페 곳곳 예전 신발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https://maps.app.goo.gl/xjwTNmRHcamc4GS66
보스니아 커피는 드제즈바 (Dzeva, 커피를 끓이는 작은 주전자 - 튀르키예의 체즈베) 에 담겨서 나온고, 이 커피를 필잔 (Fildzan, 작은 커피 잔) 에 덜어서 마신다. 필잔은 은 자르프 (Zarf, 커피 잔을 담는 받침) 에 담겨서 나오는데, 이는 커피를 오랜 시간동안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보스니아인들은 그만큼 커피를 오랜 시간동안 즐긴다고 한다. 커피는 설탕과 라하틀로쿰 (Rahat lokum, 젤리 같은 전통 과자 - 터키시 딜라이트) 과 함께 나온다. 라하틀로쿰은 바닐라향인 노랑색이나 장미꽃향인 붉은색이 있다. 보스니아에서는 장미꽃으로 주스와 케잌을 만들기도 한다.
훌륭한 보스니아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튀르크 커피와 마찬가지로 커피 위에 뜨는 거품인 크레마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스푼으로 커피의 윗부분을 저어준 뒤 커피 위쪽의 크림인 카이막 (Kajmak) 을 스푼으로 떠서 커피잔에 담아준다. 스푼으로 저어줄 때 커피 아래쪽이 아닌 위쪽만 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커피 크림을 커피잔에 스푼으로 옮겨 담아 준 뒤에는, 드제즈바의 커피를 커피잔으로 부어준다. 이때 거품이 잘 올라오면 훌륭한 보스니안 커피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보스니아의 여성들은 이렇게 훌륭한 보스니아 커피를 만들 수 있어야 비로소 시집갈 준비가 되었다고 한다ㅎㅎ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스니아만의 커피를 즐기는 방식은 바로 각설탕을 커피에 찍어서 커피와 함께 먹는다는 점! 커피와 함께 나오는 각설탕을 마치 쿠키를 우유에 찍어먹듯이 커피에 찍어먹는다! 이렇게 커피에 적셔준 각설탕을 먼저 입에 베어 물고 커피를 마셔준다. 이렇게 하면 설탕과 커피의 달고 쓴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커피 없이 마셔본 보스니아 커피는 상당히 강하고 쓴맛이었다. 그리고 함께 나오는 달달한 젤리같은 라하틀로쿰은 아무때나 입맛에 맞게 함께 먹어준다.
나는 여기에 보스니아의 전통적인 디저트인 후르마시차 (Hurmasica) 까지 추가해서 달달함을 더 더해줬다ㅎㅎ 달콤한 시럽에 적신 쿠키인데 맙소사ㅋㅋ 마치 부드러운 약과를 먹는 것 같았다ㅎㅎ
보스니아 커피를 현지인처럼 즐기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방법은 바로 천천히 여유있게 즐기기! 사라예보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다시한번 배워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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